서울특별시 신청사에 대해…

오늘 인터넷에서 최고의 화두는 아니지만, 작은 소란 아닌 소란이 일고 있는데, 바로 서울특별시 신청사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뭐 이런 저런 이야기들이 많이 있기는 하지만 쉽게 말을 하면 “건물 모양이 뭐 이따위냐!” 이러 내용이 되겠습니다.

제가 설계일을 할 당시 저희는 참여를 하지 않아서 이 건물에 대한 것은 자세히 알수가 없으나 혹시나 하는 마음에 이곳 저곳을 조금 찾아보니 좀 문제가 많았더군요.

그 중 가장 큰 문제는 턴키방식으로해서 건설사와 설계사무소등을 선정을 했으면 보통 그 안을 따라가는 것이 보통입니다. 큰 문제가 없는한 기껏해야 내부가 바뀌죠. 하지만 이번 서울시 신청사의 경우는 조금 달랐습니다.

1. 턴키 당선작 (2006.04)

바로 위의 그림이 턴키입찰 당시 당선이 된 그림입니다.

삼성물산이 삼성물산 컨소시엄을 만들어 설계는 삼우종합건축사사무소, 희림종합건축사사무소와 손을 잡고 시공은 삼성물산, 쌍용건설 그리고 SK건설 감리는 건원엔지니어링이 맡는 등 건설사들은 물론 설계 그리고 감리까지 우리나라 메이저 사무소들이 뭉쳐진 컨소시엄입니다.

당시 배가 불룩한 항아리 모양으로 한국적인 모습을 많이 살린 디자인이었습니다. 당시 모르긴 몰라도 이런 저런 기술 등이 많이 들어가겠지만, 특히나 설비분야에서 커튼월 방식을 적용을 하여 여름에 건물 안이 상당히 뜨거워지는 것이나, 겨울에 각종 열 손실 등을 해결 하기 위해 엄청난 기술이 들어갔을 것으로 보여집니다. 물론 돈도 어마어마 하겠죠?

하지만 설계라는 것이 서울시 신청사라고 해도 서울시만 OK하면 끝이 나는 것이 아닙니다. 주변 건물과 잘 어울어지는지도 허가 기준에 들어가게 마련이죠.

서울시는 여기서 문제에 들이 닥친것 같습니다. 찾아보면 이 턴키 당선작을 문화재 심의위에서 반려를 시켰다고 합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주변, 즉 바로 앞에 있는 덕수궁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이유였죠.

덕수궁이라…..

2. 1차 설계변경 (2006.10)

이 그림이 바로 1차 변경입니다. 턴키에 당선이 되고 나서 이런 저런 퇴짜 때문에 다시 설계를 해 같은해 10월에 나온 디자인입니다.

글쎄요.. 디자인이 좀 난해해 보입니다.

컨셉은 ‘회오리를 치며 올라가는 태극문양’ 이라고 합니다. 어디 그래 보이나요? 조감도 등을 보지 못해 이것이 태극모양인지는 알수는 없으나 뭐 설명이 그러니 일단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이 디자인은 딱 봐도 골머리 좀 썩었겠구나 하는 것이 팍 느껴집니다. 일단 조경의 비중이 상당히 높아졌는데요. 다른 건축비는 아주 약간이라도 내려갔을지 몰라도 조경의 비용이 상당히 올라갔을 것으로 예상이 됩니다.

이 컨셉 역시 문화재 심의위에서 반려를 시키게 됩니다. 이유는 처음 그림과 동일하고 부가 설명은 좀 황당했습니다. 그 설명은 덕수궁을 위압하는 디자인이라 반려를 했다는 것입니다.

또 덕수궁….

3. 2차 설계변경 (2007.03)

3번째 안입니다. 딱 보면 뭐가 딱 떠오르십니까? 그냥 성냥갑을 세워놓은 느낌이죠?

그렇습니다. 바로 컨셉이 성냥갑이라고 합니다.

“성냥갑이라…..”

건물을 디자인하는 디자인팀이 정말이지 자꾸 문화재 심의위에게 반려가 되니 열이 받았던 모양입니다. 그래서 “그래 일단 통과만 되자!”라는 생각으로 건물을 디자인 한 것 같습니다.

건물은 초기 컨셉과 같이 쭉 커튼월 방식이고, 조경을 건물안에 상당히 많이 우겨놓은 듯한 모습입니다.

솔직히 이렇게 완공이 되었다면 상당히 멜랑꼴리했을 것 같은 디자인입니다.

이 안은 문화재 심의위까지 조건부 통과를 했습니다.

하지만 당시 심의위는 인근 덕수궁 경관과의 조화를 위해 앙각(올려다 보는 각도) 조정과 등록문화재인 현 시청사와 신청사 간의 공간에 시민공간을 대폭 확보할 것을 전제로 건축허가를 내주었습니다.

그렇게 해서 다시 설계에 들어가고 4번째 안이 나오게 됩니다.

4. 3차 설계변경 (2007.09)

3번째 변경안입니다. 건물의 디자인이 이제는 뭐 될대로 돼라식입니다. 전체적인 모습은 파악하기 힘이드나 그냥 쭉 올리고 어딘가 허전했는지 약간 잘라냈습니다. 아마도 이는 고도제한보다는 옆건물의 조광권 때문에 이런 것이 아닐까 생각을 합니다.

여하튼 건물의 디자인으로 봐서는 내부도 상당히 심플할 것으로 예상이 되는데요. 제가 위에서 될대로 돼라 식이라고 언급을 하기는 했지만, 사실 이런 디자인의 건물이 실용성 면에서는 단연 최고라는 점을 생각해 보면 상당히 괜찮은 건물입니다. 주변과도 어느 정도 잘 어울리고 말이죠.

그렇다면 이 디자인은 왜? 반려가 되었을까요?

이 디자인의 경우는 모든 심의가 다 통과가 되고, 착공에 들어가려고 하였으나 이제는 여론에 밀리게 되었습니다. 이유는 랜드마크의 성격을 띄지 못한다는 것이 그 이유인데요. 사실 사무성의 편리성을 따지게 되면 랜드마크적인 요소가 많이 죽게 마련인데, 여론이 너무 서울시 랜드마크에만 신경을 쓰다보니 일어난 현상 같습니다.

그래서 서울시는 다시 설계를 변경하기로 하고 마지막 설계가 나오게 됩니다.

5. 최종 설계변경 (2008.02)

이것이 최종안입니다. 이 디자인으로 시공을 하고 있고 말이죠. 하지만 이 디자인 역시 좋지 않은 평들이 많이 있습니다.

뭐 지금까지와 비슷하게 “이게 뭐냐?” 뭐 이런거죠…

어떤 물건이든 간에 모두를 만족시킬수는 없습니다. 그러니 이런 저런 말들은 무시하고, 저는 이 건물을 보면서 이 건물이 과연 랜드마크가 될 수 있을까? 그리고 주변건물과 잘 어울리는가? 가 의문입니다.

건물이 위엄있게 느껴지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해서 미적으로 좋은 디자인은 아니라고 봅니다. 되려 버려지는 공간이 많아 득에 못지 않는 실이 많은 디자인인 것 같기도 합니다.

여하튼, 원래 턴기공모안대로 하면 지난해 10월에 건물이 준공이 되었어야 하는데, 이런 저런 이유로 반려가 되는 바람에 지금까지 그 형태만 나타났지 내부는 아직인데요. 앞으로 어떤 이야기들이 더 나올지 궁금하군요.